, 대장 등 다른 장기들은 조금만 피로하거나 힘들면 금방 티가 난다. 하지만 ‘침묵의 장기’인 간은 웬만해서는 묵묵히 참고 지낼 때가 많다. 간암이 40~50대 남성들의 암 사망률 1위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0월 20일, 곧 다가올 ‘간의 날’을 위해 평소 간과하고 지냈던 ‘간 상식’을 알아봤다.
술 마시고 얼굴이 빨개지면 간이 안좋다는데… 술을 조금만 먹어도 유달리 빨개지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알코올분해효소가 결핍돼 그런 것이다. 알코올에 의해 혈관이 확장되어 손이 따뜻하게 느껴지고 얼굴이 붉게 되는 것은 알코올에 의해 뇌의 심혈관 조절 작용이 억제되면서 알코올의 일차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의 작용으로 생기는 현상. 그러나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능력이 적은 사람은 술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뛰며, 구역과 구토, 두통과 현기증, 저혈압 등이 생기고 견딜 수 없는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약 30%가 해당된다. 이같은 체질은 선천적인 것으로, 후천적인 노력으로 없던 효소가 저절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면 안된다. 즉, 효소가 부족한 사람이 과량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더 많이 간손상을 받을 수 있다.
눈 밑에 다크서클이 있고 입술이 검은색을 띠면 간이 나쁘다? 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피로감, 황달, 가려움증, 오심, 구토, 복통 등이 있다. 따라서 눈 밑과 입술에 검은색을 띄는 경우는 직접적인 증상은 아니다. 앞서 말한 피로감, 황달 등과 같은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지 잘 관찰한 뒤, 이에 해당되면 병원에서 검사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약, 녹즙, 등은 간에 좋다? 몸에 좋은 것들이라고 무턱대고 함부로 먹었다가 오히려 간이 더 나빠져 병원을 찾을 수도 있다. 간은 각종 약물이 몸에 해롭지 않은 성분으로 바뀌는 장소로, 간이 이처럼 ‘해독’ 기능을 수행하다가 예상치 못한 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한약, 깨끗하지 못한 녹즙 등에는 간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있을 수 있으며 하루 섭취량 이상 또는 장기간 복용해도 간이 손상될 수 있다. 양약 중에서도 간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약들이 더러 있다. 해열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단기간 복용할 땐 문제가 없으나 과량 섭취하면 간이 손상된다. 간혹 동물의 생간이 몸에 좋다고 해서 먹는 경우가 흔한데, 전문가들은 동물의 간을 먹어서 인체에 도움되는 일은 없다고. 오히려 생간에는 기생충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데도 간수치가 높게 나올 수가 있나? 간수치를 나타내는 AST(기존의 GOT), ALT(기존의 GPT)는 혈액 내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효소들을 의미한다. 간세포가 파괴되면 이 효소들이 혈액으로 유출되면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 수치가 정상범위(10~40IU/L)를 벗어나 높아지게 되면 간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술이나 담배를 전혀 입에 대지 않더라도 살리실산염, 마약, 메토트렉세이트, HMA-CoA저해제와 같은 특정한 약물 등 다른 이유로도 원인이 되어 간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간수치가 높게 나왔으면 혹시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고 있지 않은지 한번 더 점검해보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지방간 판정을 받았는데, 가만 놔두면 간암으로 발전하나? 지방간은 간 전체 무게의 5%이상을 지방이 차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알코올, 약제 및 기타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간에 지방이 침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흔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상황은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지방간이다. 이와 같은 대사성 질환이 동반된 지방간은 지방간염이나 간섬유화 및 간경변증 같은 보다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지방간과 간암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할 수 있지만 그 확률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간암 환자의 10%내외는 지방간 때문이라는 외국 연구결과도 있으므로 지방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약물보다는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 대한간학회, 간염바로알기(www.thinkhe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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