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도 무조건 섭취하기보단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게 먹어야 한다”라던가, “무엇보다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당뇨병이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들 또한 식사를 할 때 여러 가지 고민을 할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환과 이 질환에 맞는 식사요법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할 수 있다.
◆ 밥은 현미밥ㆍ잡곡밥으로 먹어야 하나, 아니면 흰쌀 밥으로 먹어야 하나?
현미밥ㆍ잡곡밥은 섬유소가 풍부하여 혈당이 빨리 오르는 것을 막아주는데 도움이 되어 당뇨병 환자들에게 권장되고 있다. 또한, 무기질ㆍ비타민 등 미량영양소 함량이 흰 쌀밥에 비해 높은 편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현미밥ㆍ잡곡밥은 칼륨, 인 등의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콩팥의 배설기능이 저하된 만성 콩팥병 환자가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흰 쌀밥을 먹는 것을 권장한다. 당뇨병으로 수십 년간 현미밥ㆍ잡곡밥을 먹어 오다가 만성 콩팥병으로 병이 진행되어 이제는 현미밥ㆍ잡곡밥이 오히려 몸에 더 안 좋다는 사실을 접한 환자들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워 하지만 나중에는 흰 쌀밥이 더 좋다는 것을 알고 흰 쌀밥을 먹게 된다.
◆ 설탕ㆍ기름은 먹어야 하나, 먹지 말아야 하나?
일반적으로 설탕ㆍ기름은 칼로리가 농축되어 있어 과다하게 먹을 경우 과체중이 초래되기 쉬우며, 설탕이나 꿀 등의 당분이 농축된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은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칼로리가 부족하면 건강관리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 몸은 칼로리가 부족하게 되면 체내에 저장되어 있는 단백질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단백질은 분해ㆍ대사되면서 질소노폐물을 만든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이것은 혈중요독물질을 증가시켜 요독증을 일으킨다. 또한 몸 속에 있는 단백질 분해가 지속되면 몸의 영양 상태는 계속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만성 콩팥병 환자들에게 바람직한 칼로리 보충 식품은 단백질 및 인, 칼륨 등의 무기질이 거의 들어 있지 않고 지방, 당질과 같은 에너지원이 들어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예를 들면 설탕, 엿, 사탕, 꿀, 기름 버터, 전분, 휘핑크림 같은 식품들이다. 혹시 당뇨병이 있으면서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다면 이런 식품들을 섭취하는데 있어 급격하게 혈당이 오를까 걱정할 수도 있다.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질이 많은 칼로리 보충음식을 한꺼번에 먹지 말고 조금씩 여러 번으로 나누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당질과 지방을 적절히 섞어서 요리해 먹는 방법도 있다.
◆ 채소ㆍ과일은 칼륨이 높다는데 먹어야 하나, 먹지 말아야 하나?
칼륨이 많은 음식으로는 잡곡(현미, 수수, 검정쌀, 팥, 녹두, 조), 감자, 고구마, 밤, 검정콩, 건어물, 시금치, 멜론, 바나나, 토마토, 참외, 키위, 곶감, 초콜릿, 아몬드, 흑설탕 등등 매우 많다. 거의 모든 맛이 좋은 식품에는 칼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이런 음식들의 칼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껍질, 줄기를 제거하고 먹는 것이다. 또한 식재료를 얇게 썰어 물에 담갔다가 사용하면 칼륨이 물로 빠져 나와 칼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물에 담갔다가 사용할 때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효과적이며, 2시간 이상 담가두어야 좋다. 식재료를 날 것으로 먹는 것보다는 물에 데쳐서 먹으면 칼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 음식을 싱겁게 먹으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음식을 최대한 싱겁게 먹으려면 소금이나 간장 대신 고춧가루, 후추, 마늘, 생강, 양파 등과 같은 향신료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식초, 설탕,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여 새콤달콤한 맛을 내 싱거워서 맛이 없다는 느낌을 감출 수 있다. 먹기 직전에 간을 하는 방법 또한 유용하며, 장아찌류ㆍ밑반찬류 섭취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소금이나 간장이 녹아 있는 국물을 적게 먹는 것도 좋다.
<참고서적 = 임상투석지침서>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www.hidoc.co.kr)